[20시간찍먹] 위저드리 배리언트 다프네(Wizardry Variants Daphne)

* 해당 후기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다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쓰려고 노력은 했습니다.

* 여러 가지 측면에서 후기를 남기기 위해 스토리 진행보다는 컨텐츠 경험에 치중했습니다.

* 최소 20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 이후 작성되는 후기입니다.

* 후기의 대가는 받은 적 없습니다. 이런 블로그에 누가 광고같은걸 주겠어요?

*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중입니다.

 

플레이타임 인증. 정확히 20시간

 

고전 던전크롤러 RPG인 위저드리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원작을 플레이한 적은 없어서 정식 시리즈인지 외전에 가까운 시리즈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무위키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1. 플레이기기 사양

프로세서 12th Gen Intel(R) Core(TM) i7-12700F(2.10 GHz)
메모리 32.0 GB
그래픽 NVIDIA GeForce RTX 3070
운영체제 Windows 11 Pro
플랫폼 Steam (PC)

1-2. 최소사양 및 권장사양

 

사양은 매우 낮은 편. 원래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된 게임이고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사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 부분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2. 후기

2-1. 강점

클래식 RPG 그 자체

 

원작의 첫 작품이 1980년대 출시된 RPG의 조상님 같은 존재다. 그 당시 플레이를 해 본 적은 없으니 비교할 수는 없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느낀 것은 '이건 진짜 RPG다' 라는 점. 던전을 탐색하고 임무를 수행하며 캐릭터와 장비가 점점 강해진다. 이 사이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다 라는 느낌을 확실히 받는다.

1인칭 시점에서 직접 조작해 던전을 탐색해 나가는 것 또한 위저드리 시리즈 특유의 시스템으로 알고 있다. 비슷한 형태의 다른 게임을 해 본적은 있지만 이게 본가의 맛일까 싶을 만큼 확실히 재미있다.

 

상자... 열어야겠지?

 

상자를 여는데도 각 캐릭터별 능력치나 보유 스킬에 따라 확률이 다르다. 상자 해제가 특기인 캐릭터, 후방에서 화력역할을 맡는 캐릭터, 전열 탱커 등등... 역할군이 확실히 나눠져서 발생하는 전략성도 확실한 강점

전투가 끝나면 동료들과 함께 나아가는 듯한 연출

 


한국에서 RPG 게임에 대해 물으면 MMORPG의 경험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게임의 스토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면 워낙 스토리가 길어지기도 하고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다 보니 난잡해지거나 너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유지관리나 개발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버려지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NPC 등 아무래도 클래식한 RPG게임에 비해 아쉬운 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유저가 게임의 스토리나 세계관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든다.

 

후반부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플레이한 구간 까지는 라이브 서비스 중인 게임인데도 이런 단점들은 보이지 않았다.

여관 주인의 사소한 의뢰부터
마을 주민 NPC와의 대화까지
주점에서도 NPC와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스토리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캐릭터나 장비를 획득하는 연출까지도 플레이어 캐릭터가 가진 설정에 맞춘 부분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아닌 패키지 게임을 하는 기분까지도 든다.

플레이어는 유골을 살아있던 시기로 되돌려 동료를 영입한다.

 

 

 


전투 연출도 마음에 들었다. 턴제 전투를 채택한 모바일 게임들은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 연출을 하다 보니 갑자기 시점이 변경된다거나 컷신이 출력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이 없다는 것도 몰입도를 높인다.

적 조우시

 

동료의 공격시. 1인칭 시점으로 동료가 공격하는 장면을 지켜본다

 

동료가 공격당하는 장면도 마찬가지. 1인칭 시점에서 바라본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공격시 1인칭 시점을 유지한 채 달려가 공격한다.

 

피격도 마찬가지. 적이 달려온다.

 

이렇게 1인칭 시점을 유지하며 전투 중에도 유저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시선으로 파티 플레이를 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몰입도 높은 RPG는 정말 오랜만이다. 심지어 이게 라이브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이라니

 


2-2. 단점

그렇다고 단점이 없느냐. 당연히 있다. 우선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저번 연운 후기와 마찬가지로 한글 번역. 정확히는 번역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번역 적용에 문제가 있다.

분명 한국으로 설정했는데

 

영어네?

 

게임을 처음 구동할 때 지역을 한국으로 설정해도 언어는 한글로 나오지 않는다!

모바일은 구동하지 않아 모르겠으나 스팀판 기준으로 게임을 처음 구동할 때 기본 언어가 영어로 설정되어 있다. 게다가 맨 처음 인트로 플레이 부분은 설정화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

어?

 

즉, 기초 조작법 튜토리얼을 영어로 플레이해야 한다. 별로 어려운 조작은 아니니 금방 적응할 수 있지만 일단 거슬리는 부분

찾았다!

 

어느 정도 진행한 후 설정 화면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바꾸고 게임을 다시 실행해야 한글이 제대로 적용된다. 아마 한국 서버가 아니라 글로벌 서버로 서비스해서 발생한 문제로 추정된다.


두 번째 문제. 해상도와 UI

길게 말하지 않겠다

 

스팀판 릴리즈가 2025년 3월 6일이다. 모바일 버전이 오래된 것도 아니다. 2024년이다. 아무리 포팅이라지만 스팀 발매했으면 대부분 PC로 플레이하는 것을 예상했을 텐데 최대 지원 해상도가 1920*1080 은 조금 너무하지 않은가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로 구동한 화면이 아니다

 

게임 시작 직후에 나오는 기본 조작법 튜토리얼이다. 스팀에서 구동했는데도 기본 조작법 가이드가 모바일 기반이다. 한글 번역적용 관련 부분에 사용한 이미지에도 디스플레이를 '터치'해 움직이는 조작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포팅을 너무 성의 없이 한 게 아닐까?

일부 컷신에서 보이는 어설픈 포팅의 흔적

 

모바일 환경에서 PC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는 일부 컷신에서도 나타난다. 컷신 좌우 화면이 검은색 공백인 것은 나만 불편한가? 전투 화면이나 던전 탐색은 잘 만들어놓고 컷신은 대체 왜?


세 번째 단점. 그래픽

 

나는 그래픽을 그렇게 따지는 유형은 아니다. 게임에 방해될 정도 거나 너무 어울리지 않는 그래픽, 혹은 모델링이 깨진다거나 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문제 삼지 않는다.

화면을 캡처한 후 어떤 가공도 하지 않았다.

 

컷신 중 일부다. 이미지가 작아서 내가 어떤 부분을 지적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 확대한 이미지를 하나 더 추가하겠다.

팔 외곽선 부분을 자세히 보자

 

계단현상이 있다. 내가 3D 모델링 관련 기술이 뛰어나지는 않아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안다. 이게 유저 입장에서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

 


세 번째 과금구조

 

게임은 어쨌든 산업이다. 돈을 받고 팔거나, 무료 플레이를 허용하는 대신 유저에게 과금을 유도하는 것이 맞다. 여러 이유로 완전히 무료인 게임들도 있지만 일단 지금 후기를 작성 중인 위저드리 배리언트 다프네(이하 WVD)는 아니다. 유저의 과금이 있어야 게임의 지속력이 생긴다.

과금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지나친 과금 유도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죽은 동료는 템플에서 부활시킬 수 있다

 

비용이 들긴 드는데

 

이건 원작에도 있었나 싶어서 조사를 해봤다. 플레이 도중 사망한 동료는 부활시킬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구적으로 동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건 원작에도 있는 기능이 맞다. 그리고 WVD도 이 전통을 그대로 따왔다. 유료재화인 젬을 사용하면 확실히 부활시킬 수 있고 인게임 재화인 골드를 사용할 경우 동료의 멘탈수치에 따라 확률적으로 부활한다. 그리고 부활에 실패하면 영구적으로 동료를 잃는다.

 

그런데 너희 동료 가챠는 유료잖아

 

게임의 가이드가 전반적으로 고전 RPG게임 특유의 비유적인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활 확률이 멘탈 수치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몰라서 따로 정보를 찾아보고 알았다. 즉, 내가 유료재화로 뽑은 동료가 뼛가루조차 남지 않고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걸 명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이건 좀 선 넘은 거 아닌가?

 

그렇다고 뽑을 기회가 많은가? 체감 상으로는 게임사가 제공하는 젬, 흔히 말하는 사료가 다른 게임에 비해 짠 편이라고 느꼈다. 혹시 몰라 해외 반응도 찾아봤는데 greedy 하다는 평가가 제법 있는 편. 하드코어 RPG라고 해도 이건 조금 과하지 않았나 싶다.

 

패키지가 자꾸 생겨

 

더군다나 한정 픽업, 레벨업, 스토리 진행 등등에 따라 꾸준히 나타나는 수많은 패키지. 효율이나 구매여부를 떠나서 이게 계속 추가되는 것 자체가 유저에게 제법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플레이해 보면 과금이 필수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은근히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듯한 과금 구조


3. 영향력?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IP인데 플레이하는 내내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기시감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이리저리 찾아보니 순서가 반대였다. 내가 이걸 어디서 본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들이 위저드리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가장 많이 생각났던 게임들이 위 리스트다. 드래곤 퀘스트, 여신전생, 마도물어

그중 던전 탐험 화면은 마도물어에서 같은 방식을 접했었는데 이 방식의 원류가 위저드리였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1인칭 던전 이동

 

드래곤퀘스트의 경우 다양한 부분이었다. 턴제 전투 시스템이나 파티의 전/후열 진형, 동료가 사망했을 때 템플로 데려가 부활시킬 수 있고 실패하면 잿더미로 변하는 등의 설정. 발매 시기로 보았을 때 위저드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도 영향을 받았다는 증언도 여기저기 보이는 편

 

여신전생의 경우 이 녀석을 보고 떠올렸다

 

같은 IP인 페르소나 시리즈에서는 이 느낌이 조금 덜한데 예전에 플레이한 기억이 있는 진여신전생3는 확실히 떠올렸다. 몬스터 디자인만 보고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당장 내가 떠올린 게임들만 해도 굵직한 IP가 3개. 특이한 점은 전부 일본산 IP라는 것. 위저드리 시리즈의 영향을 일본 게임계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받지 않았나 싶다.


4. 총평

 

"고전이 후대까지 전해진 이유는 후대에 즐겨도 재미있으니까"

 

IP의 시작은 북미였으나 지금은 일본 회사가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위저드리 배리언트 다프네는 일본 게임사가 개발한 작품이다.

 

북미 RPG의 느낌은 많이 희석된 상태고 모델링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일본산 RPG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위저드리의 진행 방식은 그대로 가져온 덕에 UI와 가챠기능 정도를 제외하면 모바일게임이라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고 잘 만든 웰메이드 RPG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향후 플레이 의사는 "있으나 천천히"

 

언급을 안 했는데 난이도가 제법 있는 편이다. 위저드리 시리즈가 원래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다만 열심히 하기에는 정신적인 피로도가 느껴져서 내 템포에 맞춰 천천히 하지 않을까 싶다.